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민음사

한 줄 말 - 그렇게 할 수밖에!

  1. 방문객 죄르지 콘라드 문학세계사 <세계현대작가선>

헝가리 문학은 내가 정말 모른다. 아니, 내가 알고 있는 동유럽 문학은 대게 한이 깊고, 변두리에 살고 있는 이들을 찬찬히, 혹은 스쳐 지나가듯이 훑어본다. 그 잔혹한 폭풍에 오랫동안 휩쓸린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의 문학은 힘을 발휘 한다. 그중에서 콘라드의 방문객은 거의 마력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작가의 문장력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무한이 나열된 사물함처럼 주어가 끝도 없이 배치되어 독자로 하여금 강력한 파도에 몸을 맡기게 하고 있다. 독자는 사물함을 하나씩, 하나씩 열어 그곳에 인물들이 쳐한 고통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도 끝도 없이!

‘내 수집품 가운데에는 녹음테이프도 한 개 있다. 그것을 카세트 레코더에 넣고 돌려 보면, 소녀의 비명, 우글거리는 소리, 몸뚱이를 묶인 채 땅바닥에 드러누워 고문을 받는 소리, 무감각한 목소리로 격려하는 소리, 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댄스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들려온다.’

그곳에서 소녀들은 강간당하고, 소년은 폭행당하고, 자란 소녀는 몸을 팔고, 어른이 된 소년은 몸을 판 소녀를 폭행한다. 미치광이는 소리를 지르고, 정박아는 악어 껍질 같은 피부에 똥을 비비고, 술에 취한 남편은 아내를 겨드랑이에 불에 지지고, 발로 걷어차고, 송곳으로 찌르고, 늙은이는 자살하고, 젊은이는 또, 자살하고, 고통 받는 이는 또, 자살한다. 콘라드는 지독하리만치 담담하고 탁월한 묘사로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는 T가 상담하는, 그리고 방문하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하루의 일을 다루고 있다. T에게 방문하여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구역질나는 소외 자들의 이야기 속에 콘라드는 그 사회(사회주의)가 쳐한 몹쓸 부조리와 비이성적인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도덕적이고 헌신적이지만 그 어떤 연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납고도 딱딱한 가슴이, 한때 그들의 동작에 맞추어 흔들거렸음을 시인하며, 무력한 이일을 계속 하리라 다짐을 하는 T의 모습은 그것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이며 책임임을 소리친다.

‘……상기되고 애정 어린 시간에 혐오와 무감각한 행복감 사이에서 메스칼 주와 함께 생각나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촛불을 붙이고, 허무의 체험을 위해서 아무런 제약 없는 직관의 자유를 법으로 높이는 사람들이여, 모두 오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다 오라!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은 이야기를 할 것이고, 다른 사람은 귀를 기울일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쓸쓸히 혼자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한 줄 평 : 독자의 가슴은 점점 암석이 되어간다. 나는 오직 콘라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며 세울 뿐이다.

  1. 지옥에서 보낸 한철 랭보 한 줄 잡담 : 하긴, 19세 때 썼으면 천재긴 하겠다.

  2. 성 프란츠 카프카 한 줄 잡담 : 하여간 복잡하다.

  3.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한길사 <제3세계 문고="">

몇 줄 감상 : 많은 인명들이 내가 모르는 이이기에 이야기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제 이것은 30년 전 과거의 기록이지만 갈레아노는 ‘말에 대한 변호에서’ 미래의 이들을 위한 기록이라고 명시해 놨다. 2월의 최고의 책은 죄르지 콘라드의 ‘방문자’가 될 줄 알았다. 같은 절망 적인 이들에 대한 기록이지만 콘라드와는 다르게 갈레아노의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은 눈물을 흘릴 정도의 감동적인 어구로 채워져 있다.

# 1월 최고 서적

2월의 서적 :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방문객